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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 NC life

[마마보이 Kip 이야기] 강아지와 가을 산책

Salt&Pepper 2017. 10. 17. 05:05

요즘 노스캐롤라이나 랄리는 10월 중순이라는 날짜가 믿기지 않을 만큼 따뜻한 날씨입니다.

어제는 낮 기온이 27도여서 긴팔을 입고 산책을 나갔다가 더워서 목표 지점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오기까지 했네요.

그래도 가을 느낌은 물씬 났습니다.

갈색의 나뭇잎이 바람에 흐트러져 내려오기도 하고, 공기에는 청량한 시원함이 배어 있어서 산책 내내 기분이 한껏 좋아졌네요.



우리 마마보이 강아지는 입양한 지 벌써 한달이 다 되어 갑니다. 아, 정확히 4주가 됐네요. 요즘은 이녀석 덕분에 하루가 매일 행복함으로 가득합니다.

아직 두 살이라 체력이 좋아 저와 함께 하는 산책에서 힘든 기색을 보이는 적이 없습니다. 제가 걸음을 빨리 하면 토끼처럼 따라 뛰는 모습이 참 귀엽습니다.

본능에 따라 킁킁 거리고 냄새 맡고 다니기를 좋아하는 모습이 예뻐서 하루에 3-4번 산책을 시켜주지만 더 자주 시켜주지 못하고 집에서는 지루한 엄마 옆에 오래 앉아 있게 해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아직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뛰어 놀 수 없어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현관 문만 열면 나무와 잔디가 가득한 환경이라 다행이기도 합니다.

제 배로 나은 아기도 아닌데 이렇게 예쁠 수가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저를 쳐다보는 사슴같은 눈망울이 어쩜 이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 싶고, 앞발 뒷발 배와 귀 할거없이 전부 귀여워서 계속 쳐다보고 만지게 되네요. 사료와 간식을 아작아작 씹어먹는 소리, 물을 할짝할짝 먹는 소리는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자식이 먹는 것을 보면 부모는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옛말을 그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자는 모습은 천사 같아서 지금까지 사진을 말도 못하게 많이 찍었네요.

무엇보다 저를 이렇게 믿고 따라주는 아이가 있다는 게 너무 고맙고 예쁘고요, 제가 ​하이퍼컨드리액(hypocontriac;건강염려증)과 약간의 clean-freak 끼가 있는데도 그걸 잊게 되는 게 바로 강아지의 힘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 어떤 강아지한테도 입술로 뽀뽀하기 힘들었지만 요녀석한테는 하루에도 몇번씩 뽀뽀를 해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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