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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 NC life

[미국에서 강아지 키우기] 데이케어(Daycare) 보내기

Salt&Pepper 2017. 11. 11. 15:28

임시영주권이 나와 취업과 여행이 자유롭게 된 제가 이번 달 한국을 2주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저만 졸졸 따라다니는 분리불안이 심한 우리 강아지 Kip을 어떻게 할 것인가였습니다. 특히 심장사상충 치료를 끝냈기 때문에 고민이었죠.

​​​​[심장사상충(heartworm)이란?]

모기를 매개로 하여 전염되는 회충(기생충)이며, 이름은 심장사상충이지만 성충의 경우 폐동맥에도 존재할 수 있어 폐혈관, 폐조직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감염된 숙주가 심부전 등으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병이다.

치료는 비소를 기반으로 한 독한 약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치료 후에 합병증 없이 ​​​​죽은 성충이 체내로 안전하게 흡수될 수 있도록 수주한 휴식(운동제한)이 필수적이다. 흥분을 하게 되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 죽은 성충이 폐로 이동해 호흡을 방해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심장사상충 치료가 끝난 후 한 달 정도는 운동 제한을 해야 하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을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아지와 인형 던지고 물어오기, 물어뜯기 등 놀이도 해주기가 조심스러워서 늘 심심해 하기만 하는 강아지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분리불안이 심한 Kip을 제가 없는 동안 집에 혼자 놔두면 극도로 흥분을 하고 불안해 해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위험해질 게 분명했죠.

고민한 끝에, 데이케어(Day care)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Day care는 말 그대로 낮 동안에 강아지를 맡아주는 어린이집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 곳에서 다른 강아지들과 뛰어놀 수도 있고, 수영장이 있는 데이케어도 있습니다. 아침에 남편이 출근하면서 데려다주고 저녁때 퇴근하면서 데리고 오기로 했습니다.

​​[데이케어 첫 방문기]

출국 이틀 전, 집 근처의 데이케어를 방문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2주 반 정도 데이케어를 이용할 수 있을까요?"

"당장 이용할 수는 없어요. 강아지 인터뷰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인터뷰는 하루 날을 잡아 아침부터 오후까지 이루어지며, 가장 빠른 인터뷰는 다음주 수요일이예요. 인터뷰 날 아침에 강아지를 놓고 가시면 오후 3시 이후 아무때나 픽업하시면 돼요. 인터뷰를 통과하는 강아지는 그 다음날부터 데이케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여기에서 1차로 당황을 했습니다. 제가 일요일에 출국이기 때문에 월요일, 화요일에 강아지를 봐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가장 빠른 인터뷰 날이 수요일이라면 너무 곤란했죠.

"알겠습니다. 저희 강아지가 운동을 제한해야 하는 데 여기에서 운동을 제한해주실 수는 있나요?"

"아니요. 저희는 모든 강아지들을 다같이 뛰놀게 풀어놓기 때문에 운동을 제한해 줄 수는 없어요."

- 이 말을 듣고 2차로 당황을 합니다. 심장사상충 치료가 끝난 직후이기 때문에 뛰어놀면 안되기 때문이었죠.

다행히 운동을 제한해줄 수 있는 데이케어를 소개해 주어서 전화번호를 받아 나왔습니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니 다른 데이케어를 알아봐서 자기가 알아서 연락해보고 보내겠다고 하네요.

일요일 새벽에 출국을 하고 강아지와 남편과 잠시동안의 작별을 한 뒤 한국에 도착하니 월요일 오후. 19시간에 육박하는 긴 비행에 지친 저는 지쳐 잠이들었고, 화요일에 정신을 차린 후 걱정스러운 마음에, "데이케어는 알아봤어?" 라고 물어보니, 집 근처의 데이케어를 잘 보냈다고 합니다.

근데 세번째 날 저를 광분하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수요일 아침 남편이 문자를 하나 보냅니다.


데이케어에서 전날 Kip에게 저녁 먹이는 걸 깜빡했다는 겁니다. 스태프가 바뀌어서 혼동이 있었다고는 하는데 저로서는 강아지가 밤새 배가 고팠을 걸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문자에서 제가 광분한게 느껴지시나요? )

남편은 '고의로 그런 게 아니고 미안하다고 하니 넘어가자'고 하는데, 무슨 선비인가요?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긴 하지만 제가 멀리 있으니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강아지 분리불안을 위한 신경안정제와 신경안정제 성분의 간식]

아참, 데이케어 외에도 제가 미리 Kip의 분리불안을 위해 준비한 것이 바로 '신경안정제 처방'과 '신경안정제 성분이 든 간식'입니다. 출국 전 미리 동물병원에 방문해 상황을 설명하였더니 담당 수의사님께서 신경안정제와 신경안정제 성분이 든 간식을 추천해 주셔서 제가 없는 동안 먹이기로 했습니다. 점프하다가 다리를 삐끗 했는지 살짝 다리를 절길래 소염제도 받아왔죠.

그래서 미리 제가 준비한 meal+treat+medication package 입니다.



남편이 회사다니느라 바쁘고 피곤해서 혹시라도 강아지 밥이나 간식, 약을 깜빡하고 잘 못챙겨줄까봐 '엄마의 마음'으로 이렇게 미리 매 끼 먹을 밥과 간식, 약을 지퍼백에 준비했습니다.

날짜도 쓰고 아침과 저녁식사 구분도 해놓고, 스티커 개수로 첫째주인지 둘째, 셋째주인지 표시도 해 놓았어요. 약은 페이퍼타올(키친타올)을 작게 잘라 그 안에 말아 넣은 뒤 스카치 테이프로 각각의 지퍼백 안에 붙여 넣은 후 무슨 약인지 네임펜으로 모두 작성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실수한 한가지!

너무 완벽하게 한 게 실수였습니다. daycare에서는 저렇게 개별적으로 약을 주면 강아지에게 줄 수가 없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병원에서 약을 원형 플라스틱 통에 담아 주고, 겉면에 약 이름과 약 주인의 이름을 표기해 놓습니다.

Daycare에서는 그렇게 전해진 약만 강아지에게 줄 수가 있다고 하네요. 생각해보니 그게 맞는 말 같아요. 그 강아지에게 처방된 약인지, 강아지에게 먹이는 약이 어떤 약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조건 전달받은 약을 먹이는 것이 오히려 무책임한 거겠죠.

그래서 오히려 남편이 지퍼백에 스티커와 페이퍼타올로 돌돌말려 붙어있는 약을 하나하나 떼어서 먹이고 있다고 하네요. 다음부터는 약은 약통에 고이 넣어 놔야한다는 것 한가지를 배웠습니다.


​​[한국에서 미국에 있는강아지와 영상통화하기]

한국에 있는 동안 영상통화를 통해 강아지 이름을 불러보았더니 첫날에는 고개를 갸웃 거리며 "응? 이게 뭔소리지? 엄마 목소리인데?"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그 다음날부터는 본체만체 잠만 자네요. 섭섭한 마음도 들고 한편으로는 daycare에 적응하느라 피곤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드네요.

에휴, 강아지 키우시는 모든 분들이 이런 엄마 마음이겠죠! 미국에 돌아가면 꼬리를 격하게 흔들고 점프 점프를 하며 저를 반갑게 맞아줄 강아지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그럼, 이상으로 데이케어 처음 보내기 에피소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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